의원들이 신고한 부동산을 자치구별로 쌓아 보면, 같은 ‘한 채’라도 어디에 있느냐가 모든 걸 가른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가장 많은 의원(46명)이 부동산을 둔 곳은 국회가 선 영등포구다. 그런데 신고가액으로 줄을 세우는 순간, 강남구가 828억으로 다른 차원에서 압도한다. ‘몇 채를 가졌나’와 ‘어디에 가졌나’는 전혀 다른 지도를 그린다.
진짜 인사이트는 시계열에 있다. 의원들이 가진 부동산의 건수와 보유 인원은 10년간 거의 제자리였다. 그런데 강남구 신고가액은 2016년 516억에서 2025년 828억으로 약 1.6배가 됐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크게 올라 지금은 778억에 이른다. 새로 사들인 게 아니라, 가지고 있던 강남·서초 부동산의 값이 알아서 불어난 것이다.
여기서 앞선 재산 통계와 이야기가 이어진다. 의원 평균 재산이 늘어난 동력의 상당 부분은, 근면한 투자라기보다 강남권 자산 가치의 상승분이다. 가만히 보유만 해도 재산이 불어나는 자산을 누가 쥐고 있느냐 - 그 답이 자치구 지도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지도를 한 겹 더 벗기면 ‘강남·서초 vs 나머지’의 구도가 드러난다. 송파(494억)·마포(493억)가 3·4위지만, 1·2위 강남(828억)·서초(778억)와의 간격은 순위 차가 아니라 자산 등급의 차이에 가깝다. 보유 채수로는 고만고만한 자치구들이, 가액으로 줄을 세우는 순간 두 개의 리그로 갈라진다.
그래서 ‘몇 채 가졌나’라는 질문은 핵심을 빗나간다. 의원들의 부를 키운 건 추가 매입의 부지런함이 아니라, 강남·서초라는 좌표를 일찍 차지하고 그대로 머문 시간이었다. 10년 새 1.6배가 된 신고가액은, 그 좌표가 받은 이자에 가깝다.
부동산은 공시가 기준이라 실거래가와 다르고, 신고는 매년 말 스냅샷이다. 자치구 집계는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며 특정 의원이 아니라 지역 단위 합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