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순위의 상위권은 국회 코앞 여의도가 싹쓸이한다. 너무 당연해서 재미가 없다. 그래서 여의도를 지도에서 지워 봤다. 의원들의 식탁이 어디로 흩어지는지, 그제야 진짜 동선이 보인다.
첫 번째 갈래는 마포·성동·동작의 회식 벨트다. 도화동 외백, 만리재 참복집, 신대방 은주식당, 성수 차이나플레인. 모두 여의도에서 차로 10~15분 거리다. 결국 여의도를 벗어나도 그 중력권을 크게 벗어나진 못한다. ‘국회에서 적당히 떨어진, 룸 있는 집’이라는 공식은 그대로다.
두 번째 갈래가 흥미롭다. 명동 하동관, 서초 소호정 같은 시내 노포가 줄줄이 상위에 든다. 화제의 신상 맛집이 아니라, 대를 이어 영업해 온 오래된 집들이다. 외부에 노출되는 자리일수록 모험 대신 검증된 곳을 택하는 정치인 특유의 안전 지향이 메뉴 선택에서도 읽힌다.
세 번째는 각자의 지역구·고향 식당이다. 이 줄기는 여의도 군집과 달리 전국으로 흩어진다. 의원의 한 끼가 ‘여의도(회의)’와 ‘지역구(표밭)’ 사이를 오가는 직업의 단면을, 식대 영수증이 의외로 정직하게 보여 준다.
여의도를 지우자 1위 참복집(153명)부터 방문 의원 수가 뚝 떨어진다 — 여의도 1위 가시리(228명)의 3분의 2 수준이다. 의원들의 외식은 여의도에서 압도적이고, 그 바깥은 같은 ‘인기 식당’이라도 손님 밀도가 확연히 옅다. 그럼에도 참복집·외백·은주식당이 100명 넘게 모은 건, 바깥에도 또렷한 ‘제2의 회식 거점’이 있다는 뜻이다. 국회에서 차로 10여 분, 룸이 있고, 검증된 노포 — 장소만 옮겨졌을 뿐, 의원들이 식당에 요구하는 공식은 여의도 안과 똑같다.
사용처명을 좌표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국회 인근으로 잘못 매칭된 건들이 있어, 검증해 바로잡은 뒤 집계했다. 그래도 결제 시점의 스냅샷이며, 순위는 식당이지 의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