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결제한 식대를 지역별로 모아 지도에 올리면, 돈이 한 곳으로 빨려드는 게 보인다. 국회가 선 여의도다. 그리고 그 바깥은 전국 지역구로 얇게 흩어진다.
먼저 큰 그림부터. 식대의 70.6%가 서울에서 결제됐다. 전국 곳곳에 지역구를 둔 300명 가까운 의원이 쓴 밥값인데도, 열에 일곱이 서울 한 도시에 떨어진다. 2위 경기는 11.7%로 뚝 끊긴다.
그런데 진짜 집중은 그 안에 있다. 서울에서도 국회 인근 여의도 일대 한 곳이 전체 식대의 40.3%— 전국에서 쓴 밥값의 5분의 2를 빨아들인다. 2위 경기 전체의 세 배가 넘는 양이, 걸어서 닿는 한 구역에 떨어지는 셈이다. 지역구가 부산이든 광주든, 의원의 점심 영수증은 결국 의사당 앞에서 끊긴다. 여의도는 업무지구를 넘어 사실상 ‘전국구 식당가’다.
물론 전부가 여의도는 아니다. 나머지는 전국으로 얇게 흩어진다 — 경기에 이어 부산·경북·전남, 대체로 의원들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의원의 밥값 지도는 두 개의 중심을 가진 타원이 된다. 모두가 모이는 여의도, 그리고 각자의 표밭.
한 끼의 영수증이 의원이라는 직업의 이중생활을 드러낸다. 중앙 정치는 국회 도보권에서, 지역 정치는 표밭에서. 평소엔 뭉뚱그려 보이지 않던 두 개의 삶이, 밥값의 좌표 위에서는 또렷하게 갈라진다.
좌표로 매칭된 식대 사용처(2024년 기준)를 금액 기준으로 집계한 값이며, 미매칭분은 제외돼 전체 식대의 일부다. ‘여의도’는 국회 인근 도로(국회대로·은행로·의사당대로 등)를 기준으로 했다. 수치는 지역 단위 집계다.